2022다227619 위약금 (바) 파기환송(일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1.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지 여부의 판단기준, 2. 손해배상 예정액의 75% 정도를 감액하여 원고의 투자금만을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본 사례◇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으로서,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증명곤란을 배제하고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여 법률관계를 간이하게 해결함과 함께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경고를 함으로써 채무이행을 확보하려는 데에 그 기능이나 목적이 있다(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은 국가가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불평등을 제거하고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계약의 체결 또는 그 내용에 간섭하는 사적 자치의 원칙에 대한 제한의 한 가지 형태이다. 여기에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는 손해가 없다거나 손해액이 예정액보다 적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계약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 손해배상액 예정의 경위 및 거래관행 기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그와 같은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1991. 3. 27. 선고 90다14478 판결 등 참조).
기록상 실제의 손해액 또는 예상 손해액을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그 예정액과 대비하여 볼 필요가 있고(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0다22415 판결 등 참조), 단지 예정액 자체가 크다든가 계약 체결 시부터 계약 해제 시까지의 시간적 간격이 짧다든가 하는 사유만으로는 손해배상 예정액을 부당히 과다하다고 하여 감액하기에 부족하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다209227 판결 등 참조).
손해배상액 예정이 없더라도 채무자가 당연히 지급의무를 부담하여 채권자가 받을 수 있던 금액보다 적은 금액으로 감액하는 것은 손해배상액 예정에 관한 약정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되기 때문에 감액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다카7262 판결,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8다240653 판결 등 참조).
법원은 위와 같이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지를 판단할 때 사실심의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그 사이에 발생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다209347 판결 등 참조).
감액사유에 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이지만,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법한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7다228762 판결 등 참조).
☞ 원고와 피고는, 원고 측이 피고에 2억 5,500만원, 이 사건 회사에 2억 4,500만 원을 각 투자하고 피고가 이 사건 회사 발행주식의 51%를 보유하되 이 사건 회사에 공동대표이사를 두며, 계약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할 경우 손해배상금으로 10억 원을 지급한다고 정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음. 그런데 피고가 단독으로 이 사건 회사의 공동대표이사 제도를 각자 단독대표이사 제도로 변경하는 등으로 인해 원고가 이 사건 회사 경영에서 배제되자, 원고는 피고의 공동대표이사 제도 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약정 손해배상 예정액 10억 원의 지급을 구하였음
☞ 원심은, 피고의 계약상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를 인정한 다음, 원고가 투자금에 상당하는 이 사건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원고가 이 사건 회사의 경영에 관여할 수 없게 되는 불이익을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할 수 있는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였으며 원고의 대표이사가 피고에게 투자한 돈은 원고의 손해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손해배상 예정액을 원고의 투자원금인 2억 4,500만 원으로 감액하였음
☞ 대법원은, 이 사건 손해배상 약정은 공동대표이사 제도를 유지하는 의무의 실제 이행이 계속되어야만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경고를 하여 임의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체결되었고, 피고의 계약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는 유·무형의 상당한 재산상 손해를 입었는데 계약을 해제할 경우 원상회복으로 반환받을 여지가 있는 금원만을 인정하는 것은 손해배상액 예정에 관한 약정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되며,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배상 예정액의 약정 경위에 관하여 심리하지 않고 원고 대표이사의 피고에 대한 투자금이 이 사건 계약의 손해배상 예정액 산정에 고려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심의 손해배상 예정액 감액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아,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