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다205209 부당이득금 (가) 파기환송
[이미 소멸한 저당권에 기하여 임의경매가 개시되고 매각이 이루어진 경우 그 경매가 유효한지 여부]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은 담보권 소멸로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한 민사집행법 제267조(이하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담보권 소멸’은 경매개시결정이 있은 뒤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인지(적극)◇
종래 대법원은 이 사건 조항이 신설되기 전에도 실체상 존재하는 담보권에 기하여 경매개시결정이 이루어졌으나 그 후 경매 과정에서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공신력을 인정하여,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 등으로 경매절차가 취소되지 않고 매각이 이루어졌다면 경매는 유효하고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해석해 왔다(대법원 1964. 10. 13. 선고 64다58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80. 10. 14. 선고 80다475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이 사건 조항이 신설된 후에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였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51855 판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68012 판결 등 참조). 즉, 이 사건 조항은 경매개시결정이 있은 뒤에 담보권이 소멸하였음에도 경매가 계속 진행되어 매각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위와 같은 현재의 판례는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 피고는 피담보채권이 이미 변제되어 소멸한 근저당권에 기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였음. 그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부동산이 매각되었고, 피고는 저당권자로서 배당을 받았지만 후순위 가압류채권자인 원고는 배당을 받지 못했고,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청구한 사건임
☞ 원심은, 이미 소멸한 저당권에 기초한 경매는 무효이므로 피고가 배당을 받을 수 없지만, 그 배당금은 원고가 아니라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게 된 매수인에게 반환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음
☞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담보권 소멸은 경매개시결정이 있은 뒤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현재 판례가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다만 이 사건에서 피고가 경매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음
- 담보권의 소멸은 그 소멸 시기가 경매개시결정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그 법률적 의미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음. 따라서 민사집행법 제267조가 담보권의 소멸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더라도 위 조항은 경매개시결정이 있은 뒤에 담보권이 소멸하였음에도 경매가 계속 진행되어 매각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함
- 경매개시결정이 있기 전에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에도 경매의 공신력을 인정하면, 결국 소멸한 담보권 등기에 공신력을 인정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법체계와도 조화된다고 볼 수 없음
- 경매를 무효로 보더라도 구체적 사안에서 소유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금반언의 원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충분히 타당한 결론을 도모할 수 있음
☞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➀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의 별개의견, ➁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이 있음
☞ 별개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음
- 법률은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민사집행법 제267조는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은 담보권 소멸로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음
- 여기서의 ’담보권 소멸‘은 담보권이 유효하게 성립한 후 나중에 소멸한 경우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와 내용이 명확함
- 다수의견과 같은 해석은 법규정의 가능한 범위를 넘는 목적론적 축소이며, 경매개시결정을 기준으로 담보권 소멸의 시기가 그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이 조항의 적용 여부를 달리 볼 만한 근거가 없음
- 경매제도에 대한 신뢰와 법적 안정성, 거래안전과 이해관계인의 이익형량을 고려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 당시 담보권이 이미 소멸한 경우에도 경매의 공신력을 인정할 필요가 있음